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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생활

[국제갤러리] 유영국 20주기 기념전《Colors of Yoo Youngkuk》2022.06.09 - 08.21

by 띵스띵스 2022. 6.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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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에는 뭐든지 있다. 봉우리의 삼각형, 능선의 곡선, 원근의 단면, 다채로운 색...”
– 유영국

1964년 첫 개인전을 개최한 후 유영국은 색채를 서서히 쌓아 올리고 두텁게 만드는 등 철저히 계산된 구도와 색채의 선택을 통해 작가적 세계관의 외연을 확장해 나간다. 특히 이 시기에는 비정형(非定型)적 추상에서 기하학적 형태로의 전회가 두드러지는데, 빨강, 파랑, 노랑이라는 삼원색을 기반으로 군청, 초록, 보라, 검정 등 다양한 색채 변주도 함께 일어난다. 마치 강렬한 색채를 바라보다 잠시 눈을 감으면 일어나는 색채의 잔상처럼 유영국의 창발적 색채가 불러일으키는 지속된 색채의 순간들은, 미묘한 변형을 통해 그 긴장감과 보색의 조화, 색채의 깊이와 공감각을 동시에 부여하며 색을 통한 추상회화적 미학의 절정에 다다르게 된다. 이는 전업작가로서 절제의 삶을 지향하던 작가의 개인적 철학에 내재한 절대적인 것을 향한 욕망, 미적 절정을 향한 집요한 의지와 부단한 조형 실험, 추상의 근원과 정수를 탐구하기 위해 조형의 기본 요소들을 끊임없이 고심한 그의 구도자적 삶의 궤적을 반영한다.

산과 자연을 모티브로 강렬한 원색과 기하학적 구도로 절제된 조형 미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유영국 작품의 예술사적 의미를 조망하는 자리다.

work 1967, oil on canvas 130 x 130 cm
Work 1994, oil on canvas 72 × 60 cm
Work 1965, oil on canvas 130 x 161 cm
Work 1962, oil on canvas 81.5 x 101 cm
봄비 Spring rain 1958, oil on canvas 101 × 101 cm
Work 1964, oil on canvas 162 × 133 cm
Work 1961, oil on canvas 101.5 × 81 cm
Work 1966, oil on canvas 130 × 89 cm
Work 1963, oil on canvas 130 x 195 cm

위 작품들은 작가의 대표작 및 초기작을 중심으로 유영국 세계관의 쇼케이스를 보여준다. 색채 실험과 조형언어를 간결하게 파악할 수 있는 대표작들로 꾸려진다.
고유의 색채와 추상 구도를 통해 독자적 미학과 스타일을 구축하기 시작한 50년대 및 60년대 초중반 작품을 중심으로 구성되는데, 특히 자연의 요소를 추상적 형태로 변환해 더욱 단순화된 형태와 유화의 재질감(마티에르)을 살린 작품들이다.


Work 1967, oil on canvas 162 × 130 cm
Work 1995, oil on canvas 100 x 80 cm
Work 1973, oil on canvas 133 × 133 cm
산 Mountain 1974, oil on canvas 135 x 135 cm Collection of Daegu Art Museum
Work 1973, oil on canvas 133 × 133 cm Collection of Daegu Art Museum
산 Mountain 1973, oil on canvas 135 x 135 cm
Work 1971, oil on canvas 137 × 137 cm
Work 1973, oil on canvas 133 x 162 cm
Work 1968, oil on canvas 130 x 130 cm
Work 1968, oil on canvas 129 x 129 cm

위 작품들은 70년대에서 90년대까지 전업작가로 활동하며 집요하게 천착해온 점, 선, 면, 형, 색이라는 기본적인 조형 요소가 완숙기에 이르러 색채와 구도의 완급을 통해 자연의 원형적 색감을 심상으로 환기시키는 추상 조형작들을 중심으로, 강렬하고, 원초적이며, 서사적이고, 균형 있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중후기 작품들이다.


Work 1973, oil on canvas 134 x 134 cm
Work 1990, oil on canvas 134 × 134 cm
Work 1992, oil on canvas 60 × 73 cm
Work 1979, oil on canvas 105 x 105 cm
Work 1975, oil on canvas 32 × 40.8 cm
Work 1981, oil on canvas 65.5 x 91 cm
Work 1980, oil on canvas 61 × 46 cm
Work 1981, oil on canvas 73 × 61 cm

위 작품들은 1942년 경주 사진 연작 및 다양한 드로잉, 작가 활동 아카이브 사료로 구성되며, 그간 작가가 끊임없이 구축해온 조형 언어와 다양한 시도를 담은 밑그림, 그리고 이를 토대로 구축된 자연 추상의 세계관을 다양한 화폭으로 담아낸 회화들이 자리한다.
70년대 후반 심장박동기를 달고 죽음의 문턱에서 삶으로의 회귀를 반복한 작가의 오랜 투병 생활 끝에서 탄생된 평화롭고 서정적인 회화들은 완벽한 평행 상태를 은유하기라도 하듯 따스한 생의 빛으로
색채의 잔상처럼 투영된다.


산 Mountain 1970, oil on canvas 136 × 136 cm
Work 1969, oil on canvas 136 × 136 cm
Work 1969, oil on canvas 136 × 136 cm
Work 1966, oil on canvas 162 × 130 cm Collection of Leeum Museum of Art
Work 1970, oil on canvas 136 x 136 cm
Work (Mountain) 1968, oil on canvas 135 × 135 cm Collection of MMCA
산 Mountain 1968, oil on canvas 135 × 135 cm Collection of Jeonnam Museum of Art

위 작품들은 기하학적 추상과 조형 실험이 절정에 달했던 60년대 중후반 및 70년대 초기작이 소개된다.
어떤 단체의 활동에도 가담하지 않고 오롯이 스스로에게 집중하면서 절제된 감정과 순수한 조형에의 창발적 의지가 화면에 전면 부각된 회화작품들은 초록, 파랑, 군청 등 다양한 색채 변주를 통해 선, 면, 색으로 이뤄진 비구상적 형태의 자연을 거침없이 담아내고 있다.

《Colors of Yoo Youngkuk》전은 유영국의 강렬한 색채와 기하학적 추상의 실험 및 변형 과정 등 작품 세계 전반을 망라하는 동시에 이에 그치지 않는다.
이와 함께 식민, 해방, 전쟁, 냉전과 반공 시기를 관통하며 현실적 예속에서 벗어나 끊임없이 작가적 존재 의미를 되묻고 새로운 예술적 실천 방식과 창작 방법을 모색한 한국 1세대 모더니스트의 추상 미술 스펙트럼을, 그리고 이를 통해 우리 안에 내재한 자연을 파노라마처럼 펼쳐 보이고자 한다. 마치 마음으로 본 것 같은 추상 현실의 풍경을 통해, 유영국은 지금도 우리에게 풍경없이 풍경을 볼 수 있는 방법을 일깨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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